미적분학

멱급수와 수렴반경, 초등함수의 전개, 해석함수

우리가 함수의 극한과 연속성을 정의한 직후, 수열의 극한과 무한급수를 먼저 정의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 이유는 정적분에서 사용해야 하는 구분구적법을 위해서는 어차피 무한급수를 다루어야 하는데, 미분에서 적분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수열의 극한이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며,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이 글에서 멱급수를 우선 정의하기 위해서이다.

멱급수는 기본적으로 함수를 적는 또 다른 방법으로,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를 도입함으로써 우리가 고등학교 때 다룰 수 없었던 함수들을 더욱 쉽게 다룰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가령, 우리는 고등학교에서 지수함수 \(2^x\)를 정의할 때, 무리수에서의 함숫값 등을 엄밀한 방식으로 정의하지는 않았으며, 실은 그와 같은 방식으로 함숫값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앞서 §연속함수, ⁋정리 5 (중간값 정리)§수열의 극한, ⁋명제 8 (단조수렴)에서 필요했던 실수의 성질, 즉 완비성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지수함수를 정의한 후 §수열의 극한, ⁋예시 9 (자연상수 \(e\))의 자연상수를 정의할 때에도 우리는 미분해도 자기 자신이 나오는 지수함수등으로, 다소 불명확한 방식을 택했어야 한다. 반면, 멱급수로 지수함수 \(e^x\)를 정의하는 것에는 이와 같은 복잡함이 필요하지 않으며, 뿐만 아니라 \(e^{-x^2}\)의 적분과 같이 초등함수로 나타나지 않는 함수도 멱급수로는 깔끔하게 표현할 수 있다.

멱급수와 수렴반경

정의 1 중심 \(a\)에서의 멱급수power series는 수열 \((c_n)_{n\geq 0}\)에 대해

\[\sum_{n=0}^{\infty} c_n (x - a)^n = c_0 + c_1(x-a) + c_2(x-a)^2 + \cdots\]

꼴의 급수이다. 이 급수가 수렴하는 \(x\)들의 모임을 domain of convergence수렴역이라 하고, 그 위에서 급수의 합은 \(x\)의 함수를 정의한다.

논의를 간단히 하기 위해 이후 \(a = 0\)인 경우, 즉 \(\sum c_n x^n\)을 주로 다루며, 일반적인 경우는 \(x\)를 \(x - a\)로 바꾸면 되므로 이는 일반성을 크게 잃어버리는 가정이 아니다.

정의로부터, \(x = 0\)에서는 첫 항 \(c_0\)만 남으므로 domain of convergence는 적어도 공집합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만일 멱급수가 어떤 \(x_0 \neq 0\)에서 수렴하면, 이 멱급수는 \(\lvert x\rvert < \lvert x_0\rvert\)인 모든 \(x\)에서 절대수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만일 \(\sum c_n x_0^n\)이 수렴하면 일반항이 \(0\)으로 가므로, \(\lvert c_n x_0^n\rvert \leq M\)인 \(M\)이 있고, \(r = \lvert x/x_0\rvert < 1\)로 두면

\[\lvert c_n x^n\rvert = \lvert c_n x_0^n\rvert \cdot r^n \leq M r^n\]

이며 우변은 공비 \(r < 1\)의 수렴하는 기하급수이므로 §무한급수, ⁋정리 6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수렴하는 \(x\)들의 절댓값의 상한을 \(R\) (그런 \(x\)가 무계이면 \(R=\infty\))이라 두자. \(\lvert x\rvert<R\)이면 \(\lvert x\rvert<\lvert x_0\rvert\)이면서 수렴하는 \(x_0\)이 존재하여 앞서 보인 사실로 절대수렴하고, \(\lvert x\rvert>R\)이면 상한의 정의상 발산하므로, 다음의 정리를 얻는다.

정리 2 (수렴반경) 각 멱급수 \(\sum c_n x^n\)에 대하여 \(0 \leq R \leq \infty\)인 수렴반경radius of convergence \(R\)이 존재하여, \(\lvert x\rvert < R\)이면 절대수렴하고 \(\lvert x\rvert > R\)이면 발산한다.

여기서 \(R=0\)인 경우는 주어진 멱급수가 \(x=0\)에서만 수렴하는 경우로 해석되며 (따라서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반대쪽 극한인 \(R=\infty\)의 경우는 주어진 멱급수가 실수 전체에서 수렴하는 경우로 해석된다. 이 두 경우를 제외하면, 수렴반경은 \(\lvert x\rvert=R\)인 경우에 대한 수렴여부는 결정해주지 않으며 실제로 멱급수에 따라 모든 조합이 가능하다.

그 모양으로 인해, 멱급수의 수렴반경은 보통 비판정이나 근판정으로 계산한다. 가령 비판정법을 적용하여 \(\left\lvert c_{n+1}/c_n\right\rvert \to L\)이면 인접한 항의 비가 \(L\lvert x\rvert\)로 가므로 \(R = 1/L\)으로 두면 된다는 것을 알고, 더 일반적으로는

\[\frac{1}{R} = \limsup_{n\to\infty} \lvert c_n\rvert^{1/n}\]

이 항상 성립한다.

예시 3 (수렴반경 계산) 가령,

\[\sum \frac{x^n}{n!}:\frac{n!}{(n+1)!} = \frac{1}{n+1} \to 0 \implies R = \infty\]

이므로 이 급수는 실수 전체에서 수렴한다.

초등함수의 전개

위에서 언급하였듯, 멱급수를 일찍 도입하여 얻는 이득 중 하나는 지수함수를 더 확실한 방법으로 정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시 4 (지수함수) 앞서 살펴본 예시 3 (수렴반경 계산)의 멱급수를

\[e^x = \sum_{n=0}^\infty \frac{x^n}{n!}\]

으로 나타낸다. 특히 \(x = 1\)을 넣으면 \(e = \sum 1/n!\)인데, 이 수는 §수열의 극한, ⁋예시 9 (자연상수 \(e\))에서 극한 \(\lim(1 + 1/n)^n\)으로 정의했던 자연상수와 일치한다.

이에 대한 증명은 다음과 같다. 해당 극한의 극한값을 \(L = \lim(1+1/n)^n\), 급수의 부분합을 \(s_m = \sum 1/k!\)이라 두면, 위의 §수열의 극한, ⁋예시 9 (자연상수 \(e\))에서 이미 이항정리로

\[\left(1 + \frac1n\right)^n = \sum_{k=0}^n \binom{n}{k}\frac{1}{n^k} = \sum_{k=0}^n \frac{1}{k!}\prod_{j=0}^{k-1}\left(1 - \frac{j}{n}\right)\]

임을 보였고, 또 이 수열이 증가하여 그 극한 \(L\)이 항들의 상한임을 보였다.

먼저 각 곱의 인수 \(1 - j/n\)이 \(1\) 이하이므로 위 합은 \(\sum_{k=0}^n 1/k! = s_n\) 이하이고, 부분합은 다시 그 극한 \(s = \sum_{n=0}^\infty 1/n!\) 이하이므로, 모든 \(n\)에서 \((1 + 1/n)^n \leq s\)이다. \(L\)이 항들의 상한이고 \(s\)가 그 상계이므로 \(L \leq s\)를 얻는다. 반대로 \(m\)을 고정하고 \(n \geq m\)인 \(n\)만 보면, 위 합에서 음이 아닌 뒤쪽 항들을 버려

\[\left(1 + \frac1n\right)^n \geq \sum_{k=0}^m \frac{1}{k!}\prod_{j=0}^{k-1}\left(1 - \frac{j}{n}\right)\]

을 얻는다. 좌변은 \(L\) 이하이므로 우변 또한 \(L\) 이하이고, \(m\)을 고정한 채 \(n \to \infty\)를 보내면 우변은 유한합이고 각 인수가 \(1 - j/n \to 1\)이므로 극한법칙 (§수열의 극한, ⁋명제 3 (수열의 극한법칙))에 의해 \(s_m\)으로 수렴한다. 수렴하는 수열의 모든 항이 \(L\) 이하이면 그 극한도 \(L\) 이하이므로 \(s_m \leq L\)이고, 다시 \(m \to \infty\)를 보내면 \(s \leq L\)이다. 두 부등식을 합쳐 \(L = s\), 즉 두 글에서 정의한 \(e\)는 같은 수이다.

멱급수의 연산

명제 5 \(f(x) = \sum a_n x^n\), \(g(x) = \sum b_n x^n\)이 각각 수렴반경 \(R_f, R_g\)를 가지면, \(\lvert x\rvert < \min(R_f, R_g)\)에서

\[f(x) + g(x) = \sum_{n=0}^\infty (a_n + b_n)x^n, \qquad f(x)g(x) = \sum_{n=0}^\infty \left(\sum_{k=0}^n a_k b_{n-k}\right) x^n\]

이다. 곱의 계수는 두 계수열의 코시 곱Cauchy product이다.

코시 곱은 두 다항식을 곱해 같은 차수의 항을 모으는 것을 무한 차수로 확장한 것이다. 가령 \(\dfrac{1}{1-x} = \sum x^n\)을 자신과 곱하면 \(n\)차 계수가 \(\sum_{k=0}^n 1\cdot 1 = n+1\)이 되어 \(\dfrac{1}{(1-x)^2} = \sum (n+1)x^n\)을 얻는다.

해석함수

정의 6 함수 \(f\)가 점 \(a\) 근방에서 그곳을 중심으로 하는 멱급수와 일치하면 \(f\)가 \(a\)에서 해석적analytic이라 한다. 정의역의 모든 점에서 해석적이면 \(f\)를 해석함수라 한다.

정의 6에 의해 해석함수는 자신의 테일러 급수와 일치한다. 그러나 그 역은 거짓이다. \(f(x) = e^{-1/x^2}\) (\(f(0) = 0\)) 은 \(\mathbb{R}\) 전체에서 매끄럽지만 \(0\)에서 모든 계도함수가 \(0\)이어서 그 테일러 급수가 항등적으로 \(0\)이고, 따라서 \(0\)의 어떤 근방에서도 \(f\)와 일치하지 않아 \(f\)는 \(0\)에서 해석적이지 않다. 즉 매끄러움이 해석성을 보장하지 못하는 것이며, 테일러 급수가 함수로 수렴하는지는 미분법을 배운 뒤 테일러 정리에서 나머지항을 통해 판정할 수 있다. 이 간극을 메우는 복소해석학에서는 (복소)미분가능성이 곧 해석성과 동치가 되어 사정이 극적으로 달라진다.

이렇게 멱급수는 함수를 무한 차수 다항식으로 다루게 해 주어, 미분방정식의 급수해·수치 근사·특수함수의 정의 등 응용이 광범위하다. 멱급수의 균등수렴과 해석함수의 엄밀한 이론은 해석학 [해석학] §멱급수와 해석함수에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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