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형대수학
몫공간
부분공간으로 나눈 몫공간
우리는 이번 글에서 \(\mathbb{K}\)-벡터공간 \(V\)와 그 부분공간 \(W\)에 대하여, 그 몫공간quotient space \(V/W\)를 정의한다. 직관적으로 이는 \(V\) 안에서, \(W\)의 원소들을 모두 \(0\)으로 만들어서 얻어지는 공간으로, 다만 이렇게 \(W\)의 원소들을 모두 \(0\)으로 만든 후에도 남아있는 공간이 여전히 벡터공간이기를 바라므로, \(W\)의 모든 원소들을 단순히 \(0\)이라고 선언하는 것만으로는 이를 달성할 수 없다.
잉여류
가장 큰 문제는, 위에서 지적했듯 \(W\)의 원소들을 모두 \(0\)으로 두기만 한다면, 남아있는 공간이 벡터공간이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가령, 이것이 벡터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연산에 대해 닫혀있어야 하는데, 임의의 \(V\)의 원소 \(v\)는 항상 고정된 \(w\in W\)에 대하여 \(v=(v-w)+w\)의 형태로 쓸 수 있고, 따라서 만일 \(v\)와 \(v-w\)가 \(W\)에 속하지 않는다면, \(W\)의 모든 원소를 \(0\)으로 취급하여도
\[v-(v-w)=w=0\]가 되어, \(v\)와 \(v-w\)가 같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차가 \(0\)이 되어버린다.
이는 두 가지를 보여준다. 우선 \(V/W\)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이를 단순히 \(W\)의 모든 원소를 \(0\)으로 두고 나머지 원소들을 그대로 두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다. 둘째로, 더 중요한 것은 위의 단순한 계산이 실제로 \(V/W\)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힌트도 준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만일 두 벡터 \(v,v'\)의 차이가 \(W\)에 들어있다면, 이를 \(V/W\) 안에서는
정의 1 \(\mathbb{K}\)-벡터공간 \(V\)와 그 부분공간 \(W\leq V\)가 주어졌다 하자. 임의의 \(v\in V\)에 대하여, 다음의 집합
\[v+W=\{v+w\mid w\in W\}\]을 \(v\)를 포함하는 \(W\)의 coset잉여류라 부른다.
정의에서 coset \(v+W\)은 \(v\)와의 차이가 \(W\)에 속하는 벡터들, 즉 도입부에서 \(V/W\) 안에서 \(v\)와 같게 취급하기로 한 벡터들을 모두 모은 집합이다. 이는 집합론에서 다루는 동치류의 한 예시이지만 ([집합론] §동치관계, ⁋정의 4),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의 도입에서 주장한, 두 coset이 같은지를 대표원의 차이로 판정하는 다음 사실 뿐이다.
보조정리 2 \(\mathbb{K}\)-벡터공간 \(V\)와 그 부분공간 \(W\leq V\), 그리고 임의의 두 벡터 \(v,v'\in V\)에 대하여, 다음의 동치
\[v+W=v'+W\iff v-v'\in W\]가 성립한다.
증명
우선 \(v-v'\in W\)라 하면, 임의의 representative \(v+w\in v+W\)에 대하여 \(v+w=v'+\bigl((v-v')+w\bigr)\in v'+W\)이고 그 역도 같은 방식으로 성립하므로 \(v+W=v'+W\)이다.
거꾸로 \(v+W=v'+W\)라 하면, \(v=v+0\in v'+W\)이므로 \(v=v'+w\)를 만족하는 \(w\in W\)가 존재하고 따라서 \(v-v'=w\in W\)이다.
특히 \(v+W=W\)인 것은 \(v\in W\)인 것과 동치이고, 이로부터 서로 다른 두 coset은 항상 서로소임을 안다.
몫공간의 정의
이제 coset들 위에 벡터공간 구조를 부여하자.
정의 3 \(\mathbb{K}\)-벡터공간 \(V\)와 그 부분공간 \(W\leq V\)에 대하여, \(W\)의 coset들을 모두 모은 집합을 \(V/W\)로 적고 이를 \(W\)에 의한 \(V\)의 몫공간quotient space이라 부른다. \(V/W\) 위의 덧셈과 스칼라곱은 각각 다음의 식
\[(v+W)+(v'+W)=(v+v')+W,\qquad \alpha(v+W)=(\alpha v)+W\]으로 정의한다.
위의 정의에서 덧셈과 스칼라곱은 coset을 대표하는 벡터 \(v\)를 통해 기술되었으므로, 이들이 대표원의 선택과 무관하게 잘 정의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즉, \(v+W=v_1+W\)이고 \(v'+W=v_1'+W\)라면
\[(v+v')+W=(v_1+v_1')+W,\qquad (\alpha v)+W=(\alpha v_1)+W\]이 성립해야 한다. 가정에 의해 \(v-v_1\in W\)이고 \(v'-v_1'\in W\)이므로, \(W\)가 덧셈에 대해 닫혀있다는 사실로부터
\[(v+v')-(v_1+v_1')=(v-v_1)+(v'-v_1')\in W\]이고, \(W\)가 스칼라곱에 대해 닫혀있다는 사실로부터
\[(\alpha v)-(\alpha v_1)=\alpha(v-v_1)\in W\]이다. 보조정리 2에 의해 이는 정확히 우리가 원하던 식이다. 따라서 \(V/W\) 위의 두 연산은 잘 정의된다.
명제 4 정의 3의 연산을 부여한 \(V/W\)는 \(\mathbb{K}\)-벡터공간이다. 이 때 덧셈에 대한 항등원은 \(0+W=W\)이고, \(v+W\)의 덧셈에 대한 역원은 \((-v)+W\)이다.
증명
벡터공간의 모든 공리는 \(V/W\)의 연산이 \(V\)의 연산으로부터 coset 단위로 유도된다는 사실로부터 곧바로 따라온다. 예를 들어 덧셈의 결합법칙은 임의의 \(v,v',v''\in V\)에 대하여
\[\bigl((v+W)+(v'+W)\bigr)+(v''+W)=\bigl((v+v')+v''\bigr)+W=\bigl(v+(v'+v'')\bigr)+W=(v+W)+\bigl((v'+W)+(v''+W)\bigr)\]이 성립하는 것으로부터 따라오며, 이는 \(V\)에서의 덧셈의 결합법칙의 직접적인 결과이다. 교환법칙과 분배법칙, 그리고 스칼라곱에 대한 공리들 또한 같은 방식으로 확인된다. 한편 임의의 \(v\in V\)에 대하여
\[(v+W)+(0+W)=(v+0)+W=v+W,\qquad (v+W)+((-v)+W)=(v-v)+W=0+W\]이므로 \(0+W\)이 덧셈에 대한 항등원이고 \((-v)+W\)이 \(v+W\)의 역원이다.
몫공간의 차원
벡터공간의 유일한 불변량은 차원이다. \(V/W\)의 경우 그 차원은 \(V\)와 \(W\)의 차원으로부터 곧바로 결정된다.
정리 5 유한차원 \(\mathbb{K}\)-벡터공간 \(V\)와 그 부분공간 \(W\leq V\)에 대하여, 다음의 식
\[\dim(V/W)=\dim V-\dim W\]이 성립한다.
증명
\(\dim W=k\), \(\dim V=n\)이라 하고, \(W\)의 basis \(\{x_1,\ldots, x_k\}\)를 택하자. 이는 \(V\)의 일차독립인 부분집합이므로, §벡터공간의 차원, ⁋명제 5에 의하여 이를 확장하여 \(V\)의 basis \(\{x_1,\ldots, x_k, x_{k+1},\ldots, x_n\}\)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다음의 coset들
\[x_{k+1}+W,\quad\ldots,\quad x_n+W\]이 \(V/W\)의 basis가 됨을 보인다.
우선 이들은 \(V/W\)를 span한다. 임의의 \(v\in V\)에 대하여, \(v=\sum_{i=1}^n\alpha_ix_i\)라 하면
\[v+W=\sum_{i=1}^n\alpha_i(x_i+W)=\sum_{i=k+1}^n\alpha_i(x_i+W)\]인데, 마지막 등호는 \(i\leq k\)에 대하여 \(x_i\in W\)이므로 \(x_i+W=W\)이 \(V/W\)의 영벡터인 것으로부터 성립한다.
다음으로 이들이 일차독립임을 보이기 위해 스칼라들 \(\alpha_{k+1},\ldots,\alpha_n\)에 대하여
\[\sum_{i=k+1}^n\alpha_i(x_i+W)=0+W\]라 하자. 그럼 앞에서 살펴봤듯 \(\sum_{i=k+1}^n\alpha_ix_i+W=W=0+W\)이므로, 보조정리 2에 의해 \(\sum_{i=k+1}^n\alpha_ix_i\in W\)이다. 따라서 이 벡터를 \(W\)의 basis로 나타내어 적당한 스칼라들 \(\beta_1,\ldots,\beta_k\)에 대해
\[\sum_{i=k+1}^n\alpha_ix_i=\sum_{i=1}^k\beta_ix_i\]이라 할 수 있으며 이를 정리하면
\[-\sum_{i=1}^k\beta_ix_i+\sum_{i=k+1}^n\alpha_ix_i=0\]이다. 그런데 좌변은 \(\{x_1,\ldots, x_n\}\)의 일차결합이며, 이들은 \(V\)의 basis로서 일차독립이므로 모든 계수가 \(0\)이어야 하고, 특히 \(\alpha_{k+1}=\cdots=\alpha_n=0\)이다.
따라서 \(\{x_{k+1}+W,\ldots, x_n+W\}\)은 \(V/W\)의 basis이고, 그 원소의 개수는 \(n-k\)이므로 \(\dim(V/W)=n-k=\dim V-\dim W\)이다.
제1동형정리
이 글이 별도의 글로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는 §동형사상, ⁋정리 7 (Rank-nullity theorem)에 더 본질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다. 이 마지막 섹션에서 우리는 이를 해결한다.
임의의 \(\mathbb{K}\)-벡터공간 \(V\)와 부분공간 \(W\leq V\)에 대하여, 다음의 식
\[p(v)=v+W\]으로 정의된 함수 \(p:V\rightarrow V/W\)를 생각하자. 그럼 정의 3의 연산은 정확히 \(p\)가 다음의 두 식
\[p(\alpha v)=(\alpha v)+W=\alpha(v+W)=\alpha p(v),\qquad p(v+v')=(v+v')+W=(v+W)+(v'+W)=p(v)+p(v')\]을 만족하도록 정의된 것이다. 즉 \(p\)는 linear map이며, 이를 \(V\)에서 \(V/W\)로의 natural projection자연스러운 사영이라 부른다. 정의에 의해 \(p\)는 전사이고,
\[\ker p=\{v\in V\mid v+W=W\}=W\]이 성립한다. 이로부터 임의의 부분공간은 적당한 linear map의 kernel로 나타난다는 것을 안다.
Natural projection의 가장 중요한 성질은 다음의 보편 성질이다. 이는 \(W\)를 \(0\)으로 보내는 임의의 linear map이 \(V/W\)를 거쳐 유일하게 분해된다는 것을 말한다.
명제 6 \(\mathbb{K}\)-벡터공간 \(V\)와 부분공간 \(W\leq V\), 그리고 또 다른 \(\mathbb{K}\)-벡터공간 \(U\)로의 linear map \(L:V\rightarrow U\)가 \(W\subseteq\ker L\)을 만족한다 하자. 그럼 다음의 식
\[\bar L(v+W)=L(v)\]으로 정의된 linear map \(\bar L:V/W\rightarrow U\)가 유일하게 존재하여 \(L=\bar L\circ p\)를 만족한다.
증명
우선 \(\bar L\)이 잘 정의됨을 보인다. \(v+W=v'+W\)라 하면 \(v-v'\in W\subseteq\ker L\)이므로
\[L(v)-L(v')=L(v-v')=0\]이고 따라서 \(L(v)=L(v')\)이다. 즉 \(\bar L(v+W)\)의 값은 대표원의 선택과 무관하다. \(\bar L\)이 linear인 것은
\[\bar L\bigl(\alpha(v+W)+(v'+W)\bigr)=\bar L\bigl((\alpha v+v')+W\bigr)=L(\alpha v+v')=\alpha L(v)+L(v')=\alpha\bar L(v+W)+\bar L(v'+W)\]으로부터 따라온다. 또 임의의 \(v\in V\)에 대하여 \((\bar L\circ p)(v)=\bar L(v+W)=L(v)\)이므로 \(L=\bar L\circ p\)이다. 마지막으로 \(L=L'\circ p\)를 만족하는 linear map \(L':V/W\rightarrow U\)가 주어졌다 하면, \(p\)가 전사이므로 임의의 \(v+W\in V/W\)에 대하여 \(L'(v+W)=L'(p(v))=L(v)=\bar L(v+W)\)이고 따라서 \(L'=\bar L\)이다.
특히 위의 보편 성질을 \(W=\ker L\)인 경우에 적용하면, 벡터공간을 분류하는 데에 핵심적인 다음의 정리를 얻는다.
정리 7 (제1동형정리) 두 \(\mathbb{K}\)-벡터공간 \(V,U\)와 linear map \(L:V\rightarrow U\)에 대하여, 다음의 식
\[\bar L(v+\ker L)=L(v)\]으로 정의된 linear map \(\bar L:V/\ker L\rightarrow \im L\)은 isomorphism이다. 즉 \(V/\ker L\cong\im L\)이다.
증명
\(W=\ker L\)로 두면 명제 6에 의하여 \(\bar L(v+\ker L)=L(v)\)으로 정의된 linear map \(\bar L:V/\ker L\rightarrow U\)이 잘 정의되며, 그 image는 \(\im L\)과 같다. 따라서 공역을 \(\im L\)로 제한하면 \(\bar L:V/\ker L\rightarrow\im L\)은 전사이다. 한편 \(\bar L(v+\ker L)=0\)이라 하면 \(L(v)=0\), 즉 \(v\in\ker L\)이므로 \(v+\ker L=\ker L\)이 \(V/\ker L\)의 영벡터이다. 따라서 \(\ker\bar L=\{0\}\)이고 따라서 \(\bar L\)은 단사이다. (§선형사상, ⁋명제 8) 즉, \(\bar L\)은 전단사인 linear map이므로 isomorphism이다. (§동형사상, ⁋보조정리 2)
위의 정리 7 (제1동형정리)과 정리 5를 결합하면 rank-nullity 정리를 다시 얻는다. 실제로 유한차원 \(V\)에 대하여
\[\rank L=\dim\im L=\dim(V/\ker L)=\dim V-\dim\ker L=\dim V-\nullity L\]이 성립하며, 이는 정확히 §동형사상, ⁋정리 7 (Rank-nullity theorem)의 식이다. 즉 rank-nullity 정리는 \(L\)이 \(\ker L\)을 “접어버린” 후에는 단사가 된다는 사실을 차원의 언어로 옮긴 것에 지나지 않는다.
참고문헌
[Goc] M.S. Gockenbach, Finite-dimensional linear algebra, Discrete Mathematics and its applications, Taylor&Francis, 2011.
[Rom] S. Roman, Advanced linear algebra, 3rd ed., Graduate Texts in Mathematics 135, Springer,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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